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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리얼리즘 사회 고발 이야기, 소설 '침묵주의보' 책 정보 줄거리

by 고녁 2025.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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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독특해서 읽어보기로 결심했던 소설 침묵주의보.  2018년, 그러니까 약 8년 전에 나온 책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현실과 꽤나 닮은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읽는 내내 뉴스에서 볼 수 있는 온갖 부조리를 다 접할 수 있어서 빡치긴 했지만 앞으로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다. 

 

책 정보

제목 침묵주의보
작가 정진영
출판사 문학수첩
페이지 346
장르 사회고발
13,000원

 

침묵주의보는 2020년 황정민, 임윤아 주연의 JTBC 드라마 '허쉬'로 제작되기도 했는데 난 따로 드라마를 시청하진 않아서 내용이 같은지는 모르겠지만 제목이 허쉬인걸 보면 비슷한 결의 이야기를 담았을 것 같기도,,?

그럼 각설하고 책의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침묵주의보' 간략 줄거리

매일한국 디지털 뉴스부의 박대혁은 새로 들어온 인턴기자 6명의 교육을 맡게 되고, 거기서 *부장인턴 수연을 만난다. '일도 바빠죽겠는데 인턴교육이라니' 대혁은 귀찮지만 국장이 시킨 일이니 어쩔 수가 없다. 

 

이 인턴들 중 일부는 3개월 평가기간을 거쳐 수습기자가 될 예정이었다. "수습기자를 이미 채용했는데 왜 또 정규직 인턴을 선발하는 겁니까?" 대혁은 부장에게 물었지만 부장도 사실 아는 게 없었다. 하긴 회사에서 하라면 해야지 뭐 별 수 있나.

 

그들 중 올해 29살이 된 수연은 지방사립대 졸업 후 몇 년을 언론사 취업을 준비했다고 한다. 대혁은 인턴 6명 중 수연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이 서울 소재 명문대출신인 것을 보며 수연이 왜 아직까지도 *부장인턴인지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정규직 채용에 실패하고 인턴만 전전하는 취준생

 

하지만 수연은 맡은 일을 곧잘 해냈다. 선배 기자들마저 수연의 일처리에 감탄을 할 정도였지만 그럼에도 수연은 늘 불안했다. 사실 수연은 자신의 출신대학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열심히 하면 극복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건가 봐요."

 

대혁은 이번 기회는 정규직 전환형이고 기회를 결과로 만드는 것은 네 몫이라며 나름 수연을 위로한다. 그리고 한 마디 덧붙인다. 

 

"방금 전 캡한테 인턴들에 대하나 평가를 물어보니 네가 가장 괜찮았다더라 오프더레코드 명심!"

 

수연은 대혁의 말에 힘을 얻었다. 표정이 밝아지고 여유로워지기까지 했다.

 

-

 

점심시간 좀 넘어서까지 밀린 업무를 하던 대혁은 얼떨결에 국장과 점심식사를 하게 된다. 하필 같은 식당 칸막이 뒤 식사를 하던 인턴들이 보였던 그날, 일이 터지고 말았다.

 

국장이 대혁에게 입을 열었다. 

 

"이번에 블라인드로 서류전형을 해보니까 예상보다 내부반응이 꽤 괜찮더라고. 그런데 조금 걸리는 게 있네."

 

"어떤 점이요?"

 

"사건팀도 디지털뉴스부도 모두 김수연 그 친구를 높게 평가하더라고"

 

순간, 바로 뒤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수연의 눈치가 보였던 대혁은 온몸이 굳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아무리 블라인드라도 그 대학 출신이 우리 회사에 입사하는 건 좀 그렇지 않냐?"

 

대혁은 말을 둘러가며 급하게 식사를 마무리했지만, 점심식사 시간 이후 사무실로 복귀한 인턴들의 표정은 매우 어둡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혹시 몰라 인턴들에게 아까 국장이 했던 말들은 신경 쓰지 말라며 문자를 보냈지만 계속 찝찝한 마음이 들게 된다. 

 

그날 밤, 친한 형과 술 한잔 마신 대혁은 회사에서 당직을 서고 있던 수연에게 조심히 귀가하라는 문자를 보낸다. 그로부터 한 시간쯤 지났을까 수연에게서 답장이 온다. 

 

[그동안 선배에게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한 키워드는 언론사 인턴 유서였다.

 

침묵할 것인가, 침묵하지 않을 것인가

수연의 자살 사건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세상은 가진 자들의 힘 vs 없는 자들의 연대로 갈라지게 되고, 가진 자들이 만들어낸 프레임에 따라 없는 자들의 연대엔 내부 분열이 생기게 된다. 

 

그 모든 걸 지켜보는 대혁은 침묵해서 내 밥그릇을 지켜낼 것인가 vs 입을 열고 밥그릇을 뺏길 것인가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게 내가 살고 있는 현실과 한 치도 다르지 않아서 속이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 

 

'침묵할 것인가, 침묵하지 않을 것인가'

 

소설 속 대혁에 이입했던 나는 읽는 내내 고민을 해봤다. 하지만 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아마 밥그릇을 뺏긴다는 의미가 어떤 건지 이제는 알 수 있는 나이기 때문인 것 같다. 

 

지금도 뉴스를 보면 조직 내 부조리에 대한 사건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실제로 소설 속 국장 같은 사람도 있고, 수연이 같은 피해자도 있고, 대혁이처럼 고민을 하는 사람도 있고, 용기 내서 내부 고발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 

 

'나는 어떤 선택을 하는 사람이 될까?'

 

모르겠다.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듯이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는 모르지 않을까 싶다. (물론 윤리 감각이 뒤진자 들은 제외하고)

 

그렇지만! 부디! 내가 침묵하지 않는 사람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어벤져스마냥 나서서 세상을 바꾸는 사람은 아니더라도 내 자리에서 내가 옳다고 생각한 일을 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면서 침묵주의보 후기를 마쳐보도록 하겠다. 

 


 

"내가 생각하는 용기는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가 아니라, 두려운 데도 불구하고 행동하는 자세다."

p. 239

 

"저는 사실 기자와 언론이 싫어요. 정부가 국민을 바보로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제가 보니까 기레기를 쏟아내는 거예요. 지금 대통령이 저렇게 형편없는 인간이란 사실을 똑똑한 기자들이 과연 몰랐을까요? 그런데 왜 대통령이 이상하다고 제대로 보도한 언론이 하나도 없었죠?"

p. 266

 

"침묵은 금이라고? 웃기는 소리야. 그 침묵 때문에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 된 거야."

p.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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