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프레드릭 배크만의 오베라는 남자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었다. 당시 오베라는 남자를 읽으며 느꼈던 건 프레드릭 배크만이 일상의 이야기를 힘 있게 다루는 게 특징이 있는 작가였다는 거다.
그리고 이번엔 21년도 출간 작품 불안한 사람들을 읽었다. 역시나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을 캐릭터로 하여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었다.
요약
제목 | 불안한 사람들 |
작가 | 프레드릭 배크만 |
출판사 | 다산북스 |
페이지 | 479 페이지 |
장르 | 코미디, 휴머니즘 |
정독 소요 시간 | 5시간 이상 |
값 | 15,800원 |
프레드릭 배크만의 불안한 사람들은 책의 표지를 보면 알 수 있다시피 넷플릭스에서 시리즈로 제작되었다.
불안한 사람들 넷플릭스 시리즈는 총 6부작으로 회당 20~30분 내외이니 책보다 영상물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넷플릭스 시리즈로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나는 책을 읽고나서 넷플릭스 시리즈가 있다는 걸 알아버려서 나중에 시간 있을 때 책과 비교해 보면서 한 번 볼 생각이다.
줄거리
새해를 이틀 앞둔 어느 날
스웨덴의 작고 평화로운 한 도시에
한 바탕 소란이 일어난다.
은행에 권총을 든 강도가 침입하여
달랑 *6천 5백 크로나를 내놓으라며
돈을 훔치려고 했기 때문이다.
*6천 5백 크로나 : 현재 환율 기준 83만 원
하지만 어이없게도 그 은행은
현금 없는 은행이었다;;
당황한 강도는 경찰이 오는 소리에 놀라
황급히 옆 아파트 *오픈하우스로 도망을 간다.
*오픈 하우스 : 내놓은 주택 매물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는 행사
오픈하우스에서 집을 보던 사람들은
권총을 든 강도의 모습에
난리가 나고, 상황은 순식간의
은행강도의 인질극이 되어버린다.
그런데 이 인질들,
은행강도를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은행강도에게
함께 피자를 시켜 먹자고 권하기까지 하는데..
총평 : 실수 투성이 어른들의 이야기 ⭐⭐⭐⭐
불안한 이야기는 은행강도와 인질, 그리고 경찰의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등장인물이 굉장히 많다.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기 때문에 책 첫 장에 이렇게 인물소개가 있는데 그냥 훑어보고 읽으면 된다. 읽다 보면 누가 누군지 다 파악이 가능해서 뭐..
사실 외국 소설 읽다가 등장인물이 많으면 중간에 이해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들 굉장히 입체적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름이 헷갈려도 아 얘가 얘구나 하면서 알게 된다.
그리고 각각의 인물들에 대한 서사가 굉장히 탄탄하다. 또한 인물들의 서사가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그걸 보며 읽는 재미도 있는 소설이다.
게다가 장르로 보면 코미디로 볼 수 있는데 은행강도와 인질극이라는 소재와는 전혀 상반되는 장르여서 더 흥미로운 소설이다. 말장난을 주로 다루는 코미디라서 개그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은 한 번도 '피식'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난 몇 번 정도는 피식하고 몇 번은 소리 내서 웃었다.(내가 웃음 장벽이 낮긴 함)
아니, 그렇게 웃긴 이야기면서 왜 제목은 불안한 사람들인지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아까 말했다시피 이 소설은 인물들의 서사가 굉장히 촘촘하게 짜여 있는 것이 특징인데, 중요한 건 이 인물들이 모두 저마다의 상처를 갖고 속앓이를 했던 사람들이라는 거다. 더 쉽게 설명하면 아직 어린아이 상태에서 다 자라지 못한 어른들의 이야기라고 보면 되겠다.
각각의 인물들은 꽁꽁 감춰뒀던 상처들을 오픈하우스라는 특수한 공간과 은행강도와 인질이라는 특이한 관계로 인해 모두에게 공개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너무 좋았다. 전혀 자극적이지 않은 이야기인데 몇 번이고 눈물이 나려다가 마르길 반복했다.
결말즈음 가서 등장인물들을 하나하나 찬찬히 다 뜯어보다 보니 그들이 곧 나, 너, 우리임을 깨달을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역시 이 작가는 일상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들을 가지고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특징이 있는 사람이다.
아무래도 이 작가가 쓴 다른 책들도 한 번 읽어봐야겠다.
+) 별점은 중간에 살짝 루즈한 부분이 있어서 하나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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