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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리움, 멀쩡한 집 구하기가 이렇게 힘이 듭니다 기괴한 스릴러

by 고녁 2022.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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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리움 포스터

집을 소재로 하는 처음부터 끝까지 기괴한 공포영화

우리는 모두 내집장만을 꿈꿉니다. 하지만 모두가 원하는 집을 가질 수는 없죠. 여기 집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 해야했던 한 커플이 있습니다. 어찌저찌 집을 구하긴 했는데 그 순간부터 온통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부단히 노력하지만 절대 벗어날 수 없게 되버리죠. 영화 <비바리움>은 이 커플의 이야기를 굉장히 기괴하게 풀어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제 속이 이상해지더군요. 영화의 배경이 오로지 포스터에 보이는 주택단지 뿐이거든요. 보는 사람도 함께 저 곳에 갇혀버린 느낌이 들었습니다. 장르가 SF/공포 라고 하는데 제가 볼 땐 SF 한 스푼에 공포/기괴 99스푼 넣은듯한 영화였습니다. 귀신은 나오지도 않지만 너무 소름끼치고 무서웠거든요. 한정된 공간, 그것도 사람들이 가장 안전하게 느끼는 집을 소재로 이렇게까지 공포감을 끌어낼 수 있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기괴한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 번 도전해보세요. <비바리움>은 넷플릭스, 웨이브, 애플TV, 왓챠 에서 시청 가능합니다.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였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

젬마(이모겐 푸츠)는 학교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젬마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톰(제시 아이젠버그)과 함께 살 집을 찾는 것 입니다. 어느 날 퇴근을 한 젬마는 톰과 함께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방문합니다. 사무소의 점장 마틴은 집을 알아보러 온 젬마와 톰에게 욘더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교외에 있는 주택단지 욘더는 사람이 참 살기 좋은 곳이며, 여러 이웃들과 함께 한다고 말이죠. 말이 나온 김에 지금 당장 욘더를 구경하러 가보자는 말도 덧붙입니다. 욘더의 집들은 아주 인기가 많으니 빨리 계약을 해야 한다며 젬마와 톰을 설득하죠. 그 말을 들은 젬마와 톰은 결국 마틴과 함께 욘더로 향합니다. 그리고 도착한 욘더, 똑같이 생긴 민트색 집이 수백 아니 수천 채가 나란히 서있습니다. 그 중 마틴이 소개해준 집은 9번 집 입니다. 세 사람은 집에 함께 들어와 구경을 시작하죠. 집 안은 넓고 쾌적했습니다. 언제든지 사람이 들어와 살 수 있을 정도로 가구, 전자기기 등도 완벽하게 구비되어 있었죠. 정말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는 집이었습니다. 마틴은 집 안 구경을 마친 뒤 뒷마당을 구경하라며 두 사람을 내보냅니다. 잠시 뒷마당을 보던 젬마와 톰은 마틴을 찾기 시작하지만 그는 이미 사라진 뒤였습니다. 두 사람은 이미 집은 충분히 보았으니 집에 가자며 자동차에 올라탑니다. 그런데 똑같은 집 수천채가 모여있는 단지를 나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출구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이동해도 결국 9번 집에 도착하는 젬마와 톰. 이에 톰은 자신이 직접 운전을 해보겠다며 운전석에 앉습니다. 설상가상 휴대폰 신호도 터지지 않는 상황, 단지를 몇 바퀴를 돌았는지도 모르겠는 두 사람은 또 다시 9번 집 앞으로 도착합니다. 어느 덧 노을이 보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차의 기름이 다 떨어질 때까지 단지를 열심히 돌아다닌 두 사람, 그러나 결국 도착한 곳은 다시 9번 집 입니다. 어두워진 바깥과 스산한 느낌이 드는 욘더, 과연 이 두 사람은 욘더를 떠날 수 있을까요.

뻐꾸기는 제 새끼를 직접 키우지 않는다

영화 초반부, 퇴근한 젬마는 알에서 부화한지 얼마 안되어 죽은 새들을 땅 위에서 발견합니다. 그 아기 새들이 떨어져 죽은 이유는 바로 뻐꾸기 때문입니다. 뻐꾸기는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습성이 있습니다. 부화한 후에는 원래 둥지의 주인인 다른 아기새들을 밀어내고 먹이를 독차지 하죠. 욘더에 갇힌 젬마와 톰은 욘더로부터 한 아이를 받습니다. 이 아이를 다 키우면 풀려난다 라는 메세지와 함께요. 아기는 하루에 몇 개월씩 크는 것처럼 쑥쑥 커갑니다. 98일만에 걷고 말하고 소리를 지르는 어린이가 되어버립니다. 마치 남의 것을 뻇어 먹고 쑥쑥 자라는 뻐꾸기 처럼 말이죠. 젬마와 톰은 욘더가 9번 둥지안으로 밀어버린 아이를 키우느라 정말 고생 합니다. 어느 덧 아이는 성인이 될만큼 자라고 젬마와 톰은 기를 다 뺏긴 듯이 점점 더 지쳐만 갑니다. 그런데 이 아이, 젬마와 톰이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만났던 마틴과 점점 비슷하게 자라납니다. 여기서 어느 정도 결말을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욘더의 아이를 키울 양육자를 욘더로 끌어들인 후 아이가 다 자라면 다시 욘더의 아이를 키울 양육자를 욘더로 끌어들이는 것이죠. 욘더의 세계는 이렇게 유지가 되고 있었던 겁니다.      

시원한 설명은 없지만 나름대로 해석하는 재미가 있는 영화

영화는 초반부터 끈까지 욘더라는 공간에 갇힌 젬마와 톰에게 집중합니다. 사실 설명이 친절한 영화는 아닙니다. 보면서 이래서 이런건가, 저건 저 뜻인가 생각하면서 보는 영화였죠. 그래도 결말에서 어느 정도 궁금증이 해소되기 때문에 영화를 따라가지 못해서 아쉽지는 않을 것 입니다. 색감을 통한 영상미를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사실 비바리움은 공포 영화 치고는 색감이 굉장히 밝은 편입니다. 욘더 자체가 파스텔색감의 민트색이여서 배경이 어둡고 침울하지 않았었죠. 그런데 이 점이 비바리움만의 공포를 잘 살린 연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밝게 정돈된 톤에서 잔잔하게 돌아버린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거든요. 귀신 나오는 공포영화를 싫어하시거나 기괴한 느낌이 나는 영화를 찾으시는 분들이 보면 아주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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