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배경으로 한 옴니버스 공포 시리즈
태국의 공포영화 <셔터>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언젠가부터 태국 영화 하면 공포 영화가 먼저 떠오를 만큼 태국에서 제작한 스릴러 영화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2021년에 개봉한 <랑종>도 개봉 전에 화제가 됐었죠. 그만큼 공포 라는 장르에는 일가견이 있는 모양 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그녀의 이름은 난노>에 대한 후기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그녀의 이름은 난노 는 태국 공포/스릴러 드라마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녀 난노가 여러 학교를 전학다니며 불의한 사람들을 하나씩 헤치우는 이야기 입니다. 매 화 이야기가 다른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주인공 난노만 계속해서 출연할 뿐 주변 인물들은 계속 바뀝니다. 한 에피소드 당 40~50분 정도의 분량이며 현재 시즌2까지 공개되었습니다. 주인공 난노가 청소년 캐릭터 이기 때문에 배경과 주변 등장인물 모두 청소년 이지만 매 화 살인, 폭행, 고문 등등 굉장히 잔인한 표현이 많습니다. 그래서 더 리얼하지만 잔인한 거 못 보시는 분들에게는 비추천 드립니다.
Girl from nowhere, 어디에도 존재하고 어디에도 없는 소녀
<그녀의 이름은 난노>는 옴니버스 형식의 드라마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정주행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사실 어느 편을 봐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습니다. 처음부터 전체를 다 보기 어려우실 것 같은 분들은 몇 개만 골라서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맛보기로 시청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제가 본 것 중 재밌었던 에피소드 몇개를 추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시즌 1 4화 <디노의 비밀>, 시즌 1 9화 <함정>, 시즌1 12,13화 <31번째 학생> 입니다. 주인공 난노를 한 줄로 표현하자면 소제목에서도 작성했다시피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인물입니다. 모든 에피소드에서 다른 학교를 다니며, 난노에게 처단당한 피해자들의 뒷 얘기는 전혀 언급되지 않습니다. 마치 난노는 아무런 짓을 하지 않았던 것처럼요. 그리고는 원래 없었던 사람처럼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리는 인물입니다. 이런 내용으로 봤을 때, 그녀의 이름은 난노 라는 제목으로는 극의 내용이 예측이 잘 되지 않습니다. 자칫 상큼한 하이틴 시리즈라고 착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Girl from nowhere 라는 영문 제목이 더 시리즈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죽어도 다시 돌아온다, 불사神 난노
모든 에피소드에서 난노가 사람들을 처단하지는 않습니다. 시즌 1 2화 에서는 난노가 피해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새로 전학을 간 난노, 학교 남학생들에게 성폭행을 당할 위기에 처합니다. 겨우 의식을 차린 난노지만 오히려 깨어난 난노 때문에 놀란 아이들이 난노를 목졸라 살해하고 땅에 묻어버립니다. 하지만 다음 날, 난노는 멀쩡한 모습으로 학교에 다시 나타납니다. 그리고 다음 에피소드에서 또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는 모습이 나옵니다. 이런 모습 때문에 혹시나 난노가 신을 빗대어 표현한 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죽지 않는 존재, 갈등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후 인간을 심판하는 그런 절대자의 모습같아 보였죠. 물론 이건 제 해석입니다만, 난노가 절대 평범한 인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공포물 시리즈의 새로운 시도
그녀의 이름은 난노는 제 인생의 첫 번째 태국 드라마 였습니다. 처음 시도한 태국 드라마를 재밌게 볼 수 있어서 아주 만족했습니다. 잔인한거를 굉장히 잘 보는 편이기도 하고 난노가 학생 캐릭터 이길래 처음에는 밥 먹으면서 킬링타임용으로 볼 드라마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수위가 너무 쎄고 표현 방식도 역겨워서 도저히 밥 먹으면서는 못 보겠더라고요. 에피소드 하나 볼 때마다 머리가 너무 복잡해져서 하루 하나씩 나눠서 본, 정주행 최장시간 기록의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다루는 소재들이 모두 우리가 현실에서 겪고 있는 문제(학교폭력, 외모지상, 물질만능주의 등)이기 때문에 몰입해서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시리즈가 진짜 현실을 반영한거라면 태국의 10대 문제나 우리나라의 10대 사회 문제는 거의 다를 바가 없었거든요. 또 인물이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스릴러 처럼 귀신으로 보여지는 것도 아니여서 신선한 콘텐츠 였습니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스릴러물이였어요. 왜 이런 드라마가 국내에서 흥행하지 못했을까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낯선 태국어 때문이였을까요? 보다보면 싸와디카,난노 나하(안녕하세요, 난노입니다)를 입에서 중얼거릴만큼 매력적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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