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트는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2의 결말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직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1을 보지 않으신 분이라면 아래 리뷰를 참고해 주세요!👈
[1화 리뷰#8] 넷플릭스 데스 게임 시리즈 '아리스 인 보더랜드'
아리스 인 보더랜드 시즌2 정주행을 마쳤습니다. 설 연휴 중 하루 날 잡고 8개 에피소드 모두 끝냈어요. 확실히 시즌2까지 보고 나니까 앞에서 이해 안 됐던 내용들이 머릿속에 정리가 됐습니다.
사실 시즌2 결말을 처음 마주 했을 때는 한 동안 '뭐야 진짜 아 X발 꿈인가?' 했었는데 차근차근 곱씹어보니 이해가 되더라고요. 나름 괜찮은 결말이었다고 생각합니다.(마지막 장면을 보는 순간 또 멘붕이 오긴 했지만요)
시즌3을 염두에 둔 결말이긴 한데, 만약 시즌3을 제작한다면 대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지 궁금합니다. 지금 결말에서 이야기를 더 풀어낼 수 있는 방향이 있을까 조금 의문스럽긴 해서요.
*아래부터는 ❗결말 스포❗가 있으니 주의해 주세요!
| 삶과 죽음의 경계 '보더랜드'
아리스와 우사기는 결국 마지막 게임까지 가는 데 성공합니다. 게임의 대결 상대는 보더랜드의 국민, 하트 퀸 '미라'입니다. 크로케 3세트를 기권 없이 끝내기만 하면 게임 클리어인 경기였습니다. 하트 게임은 심리전인 만큼 아리스는 미라의 정신 조작에 휘말려 거의 기권할 뻔했지만 옆에 있던 우사기의 도움으로 기권 없이 게임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게임까지 살아남은 자들에게 보더랜드는 두 가지 선택지를 줍니다.
"이 나라의 국민이 되는 영주권을 받을지
받지 않을지에 대해 답해주십시오."
아리스와 우사기를 비롯한 일행은 모두 '받지 않는다'를 선택합니다. 지시야와 게이오 감옥에서 게임을 했던 남자 둘만 제외하고요. 그렇게 보더랜드에서의 이야기는 막이 내립니다.
다시 시즌1 1화 장면, 즉 원래 세계로 돌아왔습니다. 시즌1 1화의 같은 장면과 좀 다른 점이 있다면 아리스 뒤로 헤이야와 우사기도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 때문에 시즌1 1화를 다시 봤는데 헤이야는 그때도 등장하더라고요. 나름의 복선 장치였나 봅니다.
그리고 보더랜드에서 만났던 구이나, 지시야, 안, 모자 장수, 아구니 또한 아리스와 친구들이 있던 횡단보도에 같이 등장 합니다. 여기서부터 뭔가 슬슬 느낌이 왔습니다. 왜냐하면 아리스가 스페이드 킹과 게임 중 지역 커뮤니티에 갔을 때, 보더랜드에 오기 직전까지의 기억 전부를 갖고 있는 학생을 만났거든요. 그 학생은 "보더랜드에 오기 전 불꽃 놀이가 있었고 그다음에.."를 말한 채 스페이드 킹에게 총에 맞아 죽었지만 불꽃놀이 이후 뭔가 일이 있었다는 것은 암시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게임에 참가했던 모든 인물들이 횡단보도에 있을 때 무슨 일이 발생했구나 하는 예상이 됐습니다.
예상은 역시나 맞았습니다. 시부야 한복판에 운석이 충돌하여 큰 인명피해가 났던 것이었죠. 그 후 뉴스에서 사망자 이름이 발표됐을 때 그제서야 '보더랜드'가 무의식 속 삶과 죽음의 경계였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신원이 파악된 사망자입니다.
닷타 고다이, 시부키 사오리,
단마 다케루, 오카다 쇼,
가루베 다이키치, 아카마키 우루시,
이노우에 모모카, 세가와 조타.."
현실 세계에서 사망자는 모두 게임 중에 사망한 사람과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아리스는 병원으로 이송되어 목숨은 건졌지만 현장에서 1분 동안 심정지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삶과 죽음의 경계인 보더랜드에서 무사히 게임을 마친 덕분에 죽지 않고 현실에서 눈을 뜰 수 있었던 거죠.
보더랜드의 정체가 밝혀지고 나니 아리스가 게임에서 만났던 인물들이 했던 말도 모두 이해가 됐습니다. 예를 들어 클로버 킹 규마가 게임에서의 '간절함'을 강조했던 건 삶에 대한 간절함을 비유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보더랜드에 있을 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본인이 살고자 하는 의지일 수 있으니까요. 클로버 킹 팀과의 게임에서 질 걸 알면서도 우사기가 끝까지 게임을 해내고자 했던 것 또한 삶/죽음 경계에 있는 우사기가 가진 삶의 의지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총, 칼에 맞아도 안 죽는 이유
아리스 인 보더랜드를 보면서 '엥? 뭐야 이게'했던 부분들이 있었는데요. 바로 무슨 짓을 해도 안 죽는 등장인물들 입니다. 시즌1에서 불구덩이로 들어갔었던 아구니와 니라기가 시즌2에서 다시 등장했을 때 아무리 드라마더라도 이건 너무 개연성 떨어지는 거 아닌가 생각했었어요.
특히 시즌 2 7화에서 스페이드 킹의 총을 정면으로 몇 발이나 맞았는데도 안죽는 '헤이야'와(심지어 방탄복도 안 입음) 복부에 칼을 몇 번이나 찔린 구이나가 살아 있는 걸 봤을 땐 실제로 실소가 터졌었습니다.
근데 시즌2를 끝까지 보고 나니까 등장인물들이 총, 칼에 그렇게 맞아도 안 죽는 이유가 납득이 되더라고요. 운석 충돌로 인해 현실세계에서 보더랜드로 온 후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 참가자들은 '살고자 하는 강한 의지'만 있다면 죽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뭐 약간 꿈보다 해몽이긴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야 총, 칼을 그렇게 맞고도 죽지 않는 이유가 납득이 갑니다. 게임 참가자들 중 죽은 사람들은 살아남은 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삶에 대한 간절함이 부족해서 죽게 된 것이죠.
단순하게 생각하면 보더랜드 속 '게임'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참가자들이 가진 삶에 대한 의지를 볼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인 것입니다.
| 하늘에서 내리는 직선의 의미
게임에서 탈락 혹은 기권을 하면 하늘에서 빨간색 레이저가 내려오고 그 레이저로 전신이 관통당해 죽음을 맞게 됩니다. 아리스 인 보더랜드를 처음 볼 때 저 레이저는 누가 담당하는 거며, 어떻게 참가자 한 명 한 명을 감시하여 위에서 쏘는 것일까라는 1차원적인 생각을 했었는데요.
게임에서 이기고 지는 것이 각 참가자들의 삶에 대한 의지의 결과 임을 알고 보니 저 빨간 레이저는 완전한 심정지를 의미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장이 멈추면 심박수 기계(정확히 이름은 모르겠습니다)가 삐- 소리를 내며 빨간색 직선이 되니까요. 그니까 저 빨간 레이저는 누군가가 참가자들을 감시하면서 쏘는 게 아닌, 현실 세계에서 심장이 완전히 멈췄을 때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게임에서 지거나 기권을 할 때(삶에 대한 의지 감소) 하늘에서 빨간 레이저가 내려오는 것이 이해가 됩니다.
자 이렇게 드라마를 보면서 궁금했던 점들이 해소 됐고, 운석 충돌로 살아 남은 주인공들이 현실 세계에서도 다시 만나며 해피엔딩으로 끝나나 싶었는데...
마지막 장면을 보고 '엥 뭐야!'를 또 외쳤습니다.
| 마지막 등장한 조커 카드는?
우사기와 아리스가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지 않아요?"하면서(그저 클리셰인 대사를 활용한 것이라고 생각했음) 서로 얘기를 나눈 후 병원 밖의 공원 테이블에 있는 트럼프 카드로 장면이 전환됩니다. 누군가 트럼프 카드를 하다가 자리를 비운 모양이네요.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온 탓에 트럼프 카드가 하나 둘씩 날아가고..
책상 위에 남은 카드는.. 조커 카드.. 그리고 조커 카드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며 시즌2가 끝납니다. 조커 카드를 보자마자 정리되었던 머릿속이 또 뒤죽박죽이 되었습니다.
운석 충돌로 삶과 죽음의 무의식 속 경계에 간 사람들의 살고자 하는 의지를 '게임'이라는 수단으로 비유적으로 보여줬다고 생각했는데, 조커 카드가 나오는 순간 보더랜드가 무의식의 세계가 아닌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세계임을 암시하는 것인가 했습니다.
시즌3을 염두에 둔 하나의 장치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아리스와 우사기는 또 운석 충돌과 맞먹는 사고를 당해 죽음의 문턱까지 가서 보더랜드에 입성한 뒤 보더랜드의 숨겨진 비밀을 찾아야만 합니다. ㅎㅎ
아니면 제 해석이 완전히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시즌3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펼쳐질 수도 있겠네요. 보더랜드는 우주에서 날아든 운석이 지구와 충돌하면서 만들어 낸 어떤 새로운 세계고, 운석과 접촉한 사람들은 그 보더랜드에 실제로 갔다 온 것이고, 조커는 보더랜드와 현실세계 사이의 포털을 열어 현실세계를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그걸 본 아리스, 우사기 일행은 현실세계를 지키기 위해 조커와 게임을 진행한다...라는 이야기가 펼쳐질 수도 있겠네요.
만약 보더랜드가 운석 충돌로 만들어진 세계가 맞다면, 현실세계에서 만난 아리스가 우사기에게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지 않아요?"도 진짜가 되는 겁니다. 어쩌면 이게 더 말이 되는 상황일 수 있겠네요..ㅎㅎ 이건 시즌3가 나와봐야 정확히 알 수 있겠네요.
깔끔한 결말을 던져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보는 동안 즐거웠던 넷플릭스 시리즈 아리스 인 보더랜드 였습니다. 시즌1을 보면서 친구 두 명을 영입했는데 한 명은 시즌2까지 모두 끝냈고 한 명은 중도 하차했네요. 데스게임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필히 좋아할 시리즈니 넷플릭스에서 한 번 시청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해석을 했는지 너무너무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럼 저는 다음에 더 재밌는 콘텐츠 추천으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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